송파구 잠실동에 사는 회계사 김혜옥(34·가명)씨는 유아원, 탁아소나 유치원에 아이들을 맡기고 나갔다가 저녁때 아이를 찾으러 갔을 때 선생들이 “아이가 하루 종일 가렵다고 긁었어요”라고 설명해 주면 괜히 아이 잘 돌봐준 선생들에게 화가 났다가도 아이를 다른 사람들에게 맡기고 나갔던 자기 스스로에게 화가 난다고 한다.
사실 김 씨와 같은 이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 아토피 환자들의 수도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고, 맞벌이, 혹은 아이를 홀로 키우는 외부모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2001년만 해도 전체 인구의 0.012%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5년에는 0.091%로 무려 6~7배가 급증했다.
특히 아토피는 어린 아이들에게 집중돼 있어 부모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산하 건강보험연구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전국 16개 시도에서 초·중·고등학생 762만 명 중 5.7%인 43만 명이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을 집에서 치료하기란 쉽지 않다. 환경성 질환으로 짐작된다는 점을 제외하면 아직 원인조차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병원에 가면 당장 심한 발진 등을 증세를 낮춰주기는 하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요원하다.
전문가들도 알레르기성 질환에 대해 가족적 경향이 있는 사람에게 잘생기며 리아진(reagin)이라는 항체가 아토피 환자의 피부와 혈청에서 발견된다는 사실을 지적하지만 식이요법이나 환경 관리, 급성 약물치료 등 근본적인 질환 치료법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안타까운 마음에 부모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이름 있는 병·의원을 자주 데려갈 수 있는 부모들은 그래도 괜찮은 편이다. 자신들이 아파도 병원에 가기 어려운 맞벌이, 외벌이 엄마들은 아이들을 볼 때 마다 “죄스러운 마음이 든다”고 고백한다.
실제로 맞벌이 가정의 경우 아이들의 아토피 피부염 발생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중앙대학교 피부과에서 동작구보건소와 최근 동작구 관내 어린이집 113곳의 영유아 363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맞벌이 가정의 경우 어머니가 전업주부인 경우보다 1.5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맞벌이 가정에서 아토피 환아들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스스로 피부 관리를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아토피 환자들은 피부청결과 습도유지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부모들이 하루에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서 관리해 줄 수 있는 아토피 용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아토피 비누나 로션, 피부보습제 등의 상품이 백화점, 대형 할인점, 인터넷 등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최근 아토피제품을 출시한 (주)해력(www.atopys.co.kr) 관계자는 “석면 오염 탈크 문제로 인해 우려와 걱정이 더 늘어난 것 같다”며 “특히 최근에는 안전성을 중시한 제품들이 더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 “특히 아이들을 늘상 돌봐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부모들은 독한 약성분을 통한 치료효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아토피에스크림처럼 비교적 부작용이 적은 한의학에 의거한 아토피 치료제가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해력에서 판매가 늘고 있는 제품은 고온에서 한약재추출액을 천연광물질에 흡수시켜 피부의 독소를 빼는 제품인 ‘아토피에스크림’이다. 해력 관계자는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약 4~16주면 가려움과 고통의 시간에서 해방도 가능하다”며 “또한 미국 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아토피 제품만을 의지하고 환경 관리를 게을리 하면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아토피 전문 한의원 관계자는 “아이들은 습도유지 등을 통해 가렵지 않게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라며 “세균, 곰팡이 감염등 2차 감염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병원을 찾아가 전문의와 상담한 후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토피는 짧은 시일 내에 완치를 목표로 하는 질환이 아니다”라며 “초기의 적극적이고 합리적인 치료와 이후 꾸준한 생활습관의 관리로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면 불편함 없이 편하게 생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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